2009년 3월 4일 수요일

하이스쿨 뮤지컬3



작은 고모가 준 영화표로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우리 온 가족이 하이스쿨 뮤지컬을 되풀이 보며 지냈거든요. 뉴저지에서 이야기입니다만. 예진이 영어 늘라고 틀어준 디즈니 채널에서는 같은 영화를 되풀이 틀어준답니다. 영화만이 아니라 한 거 또하기가 기본 편성 방침인가 봐요. 1편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2편은 사흘을 내리 같은 시간대에 틀어주기조차 했으니까요.
상당히 잘 만들어지고 또 재미있는 청춘 뮤지컬로, 자꾸보아도 질리지 않았었는데, 영화가 나오기 전에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고 우연히- 작은 고모가 준 영화표 덕분에 영화를 검색하다가- 한국에서도 개봉한 것을 알았습니다. 단 한 곳,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극장에 별 홍보도 없이 슬쩍 개봉... 게다가 주말 시간표에는 나와있지도 않고... 아빠랑 보면 좋았을 테지만 예진이와 다녀왔습니다.

아, 예진이와 손잡고 영화를 보러간다니, 행복하지 않습니까? 몇 년 전에는 영화 중에 울음을 터뜨릴까봐 못갔었는데... 이제 몇 년 후에도 불가능하게 될 테지만서두...

전편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무엇하나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마치 하이스쿨 뮤지컬 팬들에게 '어떻게 만들어줄까?'하고 설문조사 하여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트로이는 멋있고 가브리엘라는 매력적이며 둘의 사랑은 달콤하고 귀엽습니다. 노래와 춤도 그야말로 하이스쿨 뮤지컬의 전편을 그대로 따르면서 더욱 수가 많고, 화려하고 멋있어지고 주인공들의 모습은 만족할만큼 보여주며, 모든 일은 아주아주 잘 됩니다! (별다른 갈등 없이요.)

오전에 들어간 극장 안은 얼추 반쯤 찼는데, 첫장면으로 트로이의 얼굴이 꽉 잡히자, '어머,어머! 쟤 염색했네!'하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득 차더군요. (트로이의 머리는 1편에서는 귀여운 금발, 3편에서는 진한 갈색입니다.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어요.) 다들 전편을 보고 보러 온 팬들 같았습니다.

모든 평가자들이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던데요, 사실 고등학교가 공부는 안하고 노래와 춤만 추지는 않으니 현실성도 떨어지고, 인생에 대한 심오한 진리도 없고, 갈등도 제대로 없고, 평론가들의 눈에 들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예진이와 저는 DVD가 나오면 구입을 하자고 했습니다. 아빠가 매우 좋아할 것이라는 데에 서로 동의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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