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7일 일요일

성찬식

교회에서 성찬식이 있었다. 성찬식은 늘 좋다.예전에 승동교회에서 진행되던 성찬식 설교에서 총신대 교수님이셨던 목사님이 성찬식에서는 은혜가 (주사 맞듯이) 주입된다는 설교를 하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승동교회 성찬식은 참으로 엄숙했다. 잔과 떡(사실 카스테라였는데)이 나누어질 때마다 목사님께서는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본문을 엄숙히 읽으셨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JOY에서는 예배위원들이 짝을 지어 빵과 포도주를 들고 앞에 서 있으면 길게 줄을 지어 나가 한 명이 떼어 준 빵을 다른 한 명이 들고 있는 잔에 담긴 포도주에 찍어 먹으며 자리로 들어왔다. 예배 위원들은 나지막히 'This is Jesus' flesh - This is Jesus' blood'하고 속삭여 주었지만 워낙 젊은 교회라 성찬식에 있어서도 분위기를 참 밝았던 것 같다.

루터교회 예배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성찬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아주 고전적이었다.(!) 오르간에 울리는 가운데 회중들이 양쪽으로 늘어서고 안내자에 따라 차례로 둥글게 만들어진 단상에 무릎을 꿇었다. 그 가운데에 있는 목사님께서 성체를 나누어주시고(대부분은 두 손으로 받았지만 몇몇은 직접 입에 넣어주셨다) 커다란 포도주잔을 차례로 마시도록 건네 주셨다. 포도 쥬스가 아닌 진짜 포도주였다. 지금도 커다란 잔 안에 있던 붉은 색 포도주와 그 맛이 느껴진다.
그 당시 나는 참 간절했다. "주님, 우리 가족은 의료보험도 없습니다. 주님께서 이것 마시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포도주를 목으로 넘길 때마가 이런 기도를 드렸다. 주님의 피는 나를 지켜주시는 예방약이었던 셈이다.

오늘 성찬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물으셨다. 미경아, 오늘 너에게 이런 가난함이 있느냐? 너무 가난해서 주님의 은총으로 가득 채우기 원하는 그런 간절함이 있느냐? 의료보험이 있다한들, 주님이 지켜주시지 않으면 오늘 있다가 내일 사라질 들꽃과 같을 텐데...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또 지켜주시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