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9일 금요일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은 'Cloudy with a chance of meatballs'라는 삼십페이지 남짓의 그림책입니다. 물론 글상자보다 그림이 훨씬 큰 어린이용 그림책이지요. 미국의 아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 중 하나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리기 때문에 식료품점이 없는 마을(마을 이름이 Chewandswallow입니다- 어느 번역본에는 꼭꼭씹어꿀떡 마을이라고 번역을 했더군요.)에 대하여, 할아버지가 침대맡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정말 재미있는 마을입니다! TV에서는 기상리포터가 내일 내릴 음식에 대해 알려주지요. '흐리고 한 때 비가 오겠습니다...'하는 식으로 '흐리고 한 때 미트볼이 내리겠습니다....'이렇게요. 이 날씨 방송에서 사용되는 관용어구가 동화책의 제목이 되고 또 영화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예진이는 이 책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너무 낡아 헐값에 파는 책으로 운좋게 구할 수 있었는데, 되풀이하여 읽고, 읽고 또 나름대로 상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한식으로 내린다면 어떨까? 냉면 가락이 내리고 그 다음으로 계란이 떨어지고... 하고 이야기하며 웃기도 했지요. 밖에 나갈 때 우산 대신 접시를 챙겨가는 사람이나, 지붕이 없는 레스토랑 등등 상상력도 그림도 재미있었던 그림책이었습니다.

물론 극장용 애니로 만들다보니 주인공- 과학자도 필요하고 미모의 아나운서도 필요하고 정어리만 나는 섬이라는 배경도 필요하고 뭔가 붙은 것이 많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는 즐거운 상상만큼은 그대로입니다. 책에서는 아무 이유없이 어느날부터인가 음식이 커지며서 재앙이 시작되었지만 영화에서는 무지와 과욕에 의해 재앙이 일어난다는 설정도 괜찮은 변형이란 생각도 들구요. 커진 음식들이 정신없이 쏟아지는 통에 교훈이 뭐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보고 나니 저도 딸아이도 정신이 좀 없어서 이거 3D로 보았으면 어쩔뻔했나 싶기는 한데, 그래도 꽤 재미있었던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이랑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구요. 예진이 생일 기념으로 친구들과 함께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