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8일 일요일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




우리 아파트에서는 토요일 일곱시에서 아홉시까지 재활용 쓰레기를 일괄 대면 수거한다. 그 때는 아파트 넓은 광장이 박스와 병들 그리고 온갖 물품들로 꽉 찬다. 시간마다 두 명씩 아파트 주민들이 수위아저씨를 도와 일한다.
나는 이 방식이 좋다. 물론 토요일 아침에 아홉시 가까이 일어나 허둥지둥 달려가야 한다든지, 재활용품을 일주일씩 모아가지고 있어야 하는 부분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늘 재활용 박스가 한 쪽에 있어서 정리되지 않고 지저분한 모습을 보아야 하는 것보다는 이것이 나은 것 같다. 아파트 가득 쌓인 쓰레기를 보면 쓰레기를 줄여야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쓰레기에 연관되어 떠오르는 책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이다. 나를 하이타니 겐지로의 팬으로 만들어 버린 이 책의 주인공은 쓰레기장에 사는 아이다. 쓰레기장에서 쓰레기를 치우며 사는 할아버지는....


겨울일 때는 일곱시면 캄캄하다. 이런 추위에도 일하시는 수위아저씨들을 보면 참 감사하다. 겨울에는 이상하게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준다. 추위서 나오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겨울보다 여름이 쓰레기가 많은 것일까?

디시가 부르는 노래/ 제프의 섬




'제프의 섬'을 먼저 읽고 '디시가 부르는 노래'를 나중에 읽었다. 집필 순서와는 다르게 읽은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읽은 책이 더 마음이 간다.
제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제프의 가상한 노력을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그렇게 살 수는 없어!'하고 생각했었다.) 내면의 우울과 고독으로부터 몸부림친다면 디시는 세상과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아이다. 세 동생을 보살펴야 하고 괴팍한 할머니 집에 적응해야 한다. 게다가 먹고 살기 위해 끊임없이 일해야 한다. 그러면서 점차 세상과 조화하는 법을 배운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두 사람은 좋은 한 쌍이 될 것 같네! 한편으로 두 대조적인 주인공을 그려낸 신시아 보이트(Cynthia Voigt)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둘 다 성장소설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소설에 등장한다.)제프의 어머니 멜로디라는 인물이 참으로 흥미롭다. 멜로디라는 제프의 어머니를 묘사한 부분을 보면 저자가 상당히 심리적으로도 통찰이 깊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의에 몸을 바쳤다고 공공연히 말하면서도 자신에 이익을 교묘히 추구하고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말을 바꾸는... 너무나 사랑스러워 관계를 끊기가 너무나 어려운 인물, 멜로디.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버리는 천진함으로 다른 사람을 맥이 빠지게 만드는 인물. 진실하지 않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데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스코트 팩이 지은 '거짓의 사람들'에서 사악하다고 묘사했던 본질을 표현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자기만에 세계에 틀어박혀 아이의 주치의도 모른 채 몇 년을 방치한 아빠는 최소한 진실했기에 점차 아빠로서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멜로디라는 인물에 그토록 관심이 가는 이유는 내가 어머니라는 속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비록 자녀에 대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올바르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2008년 12월 21일 일요일

완득이



책 겉장에 적힌 추천사를 보고 시큰둥해서 도서관에서 밀어놓았던 책이었는데, 생각 외로 굉장히 재미있었다.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결코 가볍지 않게 건드리면서도 전체적으로 밝고 상쾌하다. 요즘 문학작품을 읽자면 우울증 환자에 피해의식에 가득한 주인공들이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을 맞는 듯이 행하는 경우가 많아 좀 민망한데, 나는 이렇게 정상적이고 성실한 주인공들이 좋다.

여튼, 툭툭 던지는 십대의 전용어로 쓰여진 아름답고 고마운 소설이다. 그리고 이건 내 생각인데, 완득이는 언젠가 교회에 나갈 것 같다.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빼앗긴 내일, 특종, 믿음 사건



비슷한 시기에 읽은 두 권의 책이 도움이 되었다. 빼앗긴 내일은, 전쟁터에서 기록된 아이들의 일기로, 천진한 아이들이 당해야 하는 고통이 눈물겹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너무나 기막히고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엮은 이는 1차대전부터 이라크전까지의 시간적 구성과 더불어 서로 반대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틴이라는 적국에 속해 있는 두 소녀의 일기를 함께 싣는 가슴아픈 대립 구성을 시도한다. 한 소녀는 이웃에서 일어나는 폭탄테러의 두려움에 떨며, 누가 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지 의아해하고 다른 한 소녀는 폭격으로 폐허가 된 집에 살며 창밖으로 이웃들이 군인들에게 끌려나가는 것을 보고 식량을 구하러 나간 부모님을 걱정하느냐 울상이 된다. 두 소녀의 일기를 차례로 읽자면 감수성이 예민한, 괴로움 중에도 자신의 마음을 꼬방꼬박 일기장에 기록한 두 소녀가, 만일 평화로운 공간에서 만났다면- 만일 그랬다면 그들은 분명 아무 거리낌 없이 친구가 되었으리라는 확신이 드는 것이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쓴 베트남에 파병된 미국 군인의- 사실, 청소년이라고 할만한 나이였다- 일기도 마음이 아팠다. 우리 군인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또 육이오에 쓰여진 우리 아이들의 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



성경에 기록된 온갖 잔인한 전쟁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아플 때, 서재에서 우연히 발견한 믿음 특종에서 다룬 글들이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구약에서의 성전은 성경 시대에서만 해당될 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위와 같은 책을 읽고서는 더욱더 전쟁이 용납되지 않는다.
전쟁 외에 다른 주제에 있어서도 깊지는 앉지만 읽기 쉬운 기독교 변증서였다. 우리가 대답할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가 믿을만하다는 증거가 부족하지 않다는 풍부한 논지를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