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8일 일요일

디시가 부르는 노래/ 제프의 섬




'제프의 섬'을 먼저 읽고 '디시가 부르는 노래'를 나중에 읽었다. 집필 순서와는 다르게 읽은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읽은 책이 더 마음이 간다.
제프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제프의 가상한 노력을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그렇게 살 수는 없어!'하고 생각했었다.) 내면의 우울과 고독으로부터 몸부림친다면 디시는 세상과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아이다. 세 동생을 보살펴야 하고 괴팍한 할머니 집에 적응해야 한다. 게다가 먹고 살기 위해 끊임없이 일해야 한다. 그러면서 점차 세상과 조화하는 법을 배운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두 사람은 좋은 한 쌍이 될 것 같네! 한편으로 두 대조적인 주인공을 그려낸 신시아 보이트(Cynthia Voigt)의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둘 다 성장소설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소설에 등장한다.)제프의 어머니 멜로디라는 인물이 참으로 흥미롭다. 멜로디라는 제프의 어머니를 묘사한 부분을 보면 저자가 상당히 심리적으로도 통찰이 깊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의에 몸을 바쳤다고 공공연히 말하면서도 자신에 이익을 교묘히 추구하고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말을 바꾸는... 너무나 사랑스러워 관계를 끊기가 너무나 어려운 인물, 멜로디.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버리는 천진함으로 다른 사람을 맥이 빠지게 만드는 인물. 진실하지 않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데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스코트 팩이 지은 '거짓의 사람들'에서 사악하다고 묘사했던 본질을 표현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자기만에 세계에 틀어박혀 아이의 주치의도 모른 채 몇 년을 방치한 아빠는 최소한 진실했기에 점차 아빠로서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멜로디라는 인물에 그토록 관심이 가는 이유는 내가 어머니라는 속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비록 자녀에 대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올바르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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