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6일 일요일

나보다 높은 바위



요즘 출석하고 있는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님은 설교를 참 재미있게 하신다. 감동이 절절 넘친다거나 권위가 확고하거나, 아니면 심오한 인생의 비밀을 넘나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그저 사람 좋고 말재간 좋은 옆집 아저씨가 말씀하시듯, 그렇게 말씀이 쉬우면서도 재미있다. 하지만, 강의를 그래도 몇 년 해 본 나로서는, 이런 재능이야말로 쉽게 습득되는 것은 아니고, 참으로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두 주 전 설교에서는 롯이 자신의 두 딸 가운데서 자손을 두는 본문으로 설교를 하셨는데, 설교가 이런 식이다.
"여러분, 유황불이 소돔과 고모라에만 떨어졌습니까, 온세계에 다 떨어졌습니까?"
"(회중들) 소돔과 고모라만요..."
"소돔과 고모라와 아브라함이 살던 가나안 땅은 지척입니다. 아브라함이 사는 그 땅에 남자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회중들) 있어요...."
"그러나 롯의 두 딸은 생각하실 세상에 남자는 아버지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일을 벌린 것입니다.(한 마디씩 띄어 강조하시며) 세상에 남자는 많습니다. 따라하세요, 세상에 남자 많다."
"(회중들- 정말 착하다) 세상에 남자 많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 되면 우리 눈 앞에 있는 일이 전부인 것 같이 생각합니다. 우리 앞에 있는 것으로 모든 것이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일을 처리하기도 합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넓은 세상이 있습니다.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안목이 없이는,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이 없이는, 내 앞에 닥친 문제는 너무나 커보이고 극단적인 방법밖에는 방법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내게 두려움이 있는지, 분노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하나님께 나아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목사님의 말씀이었다.

오늘 시편을 읽는데 이런 말씀이 나왔다.
"내 마음이 눌릴 때에 땅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시61:1)"

이 말씀이 목사님께서 설교하신 내용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으신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유의하시고 우리를 나보다 높은 바위로 올리신다. 내가 눈을 들어 볼 수 없는 수준으로, 내 시야를 트게 하신다.

주님, 이 말씀을 붙들고 기도합니다. 출장중에 산같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폭풍 속에서 있는 듯이 힘쓰고 있는 우리 신랑을 높은 바위 위로 올려 주시옵소서. 저의 마음에 예진이의 마음에 두려움으로 가려진 것들을 가라앉히시고 주여, 높은 곳에 저희를 올리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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