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광야 이야기

미가서를 묵상하다보면 하나님이 광야생활을 기억나게 하는 부분을 읽게 됩니다. 유마다 망하기 직전, 광야 이후 가나안 정복과 사사 시대와 왕조를 거쳐 멸망을 향해가고 있건만, 미가서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강조하며 기억나게 하는 사건은 출애굽과 광야입니다.

이 본문을 읽으며 2년여간의 미국 생활이 나에게 광야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입도 없었고 아는 사람도 없었고 한국에서 느껴지는 어떠한 보호막도 없었고, 의료보험도 없었습니다. 신랑이 차를 가지고 나가면 교회 갈 차편이 없어서 곤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광야같았던 생활에서 부족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40년동안 굶어죽은 사람 하나 없었던 이스라엘처럼, 무엇이 없어서 곤란한 적이 없었습니다. 부족한 살림이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에 동참하기도 했고(우리가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쁘던지!)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의 차를 얻어타고 교회 성경공부를 다녔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없었기에 더 하나님을 의지했고 또 하나님의 손길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던, 비록 어떤 열매는 없었지만 하나님의 절대적인 보호에 싸여있었던 시절로, 좋았던 시절로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그 때는 하루하루가 힘들기도 했지만, 상경을 읽을 때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셨던 광야'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눈물이 핑 돌고 참 감사합니다. 당시에는 그저 하루하루 의지하고 사는 것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인생의 큰 힘이요 간증거리입니다.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하루하루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이것이 우리 인생에서 기적이고 또 감사의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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