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8일 화요일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아버지 드리려 사놓고서 한동안 방 한구석에 얌전히 놓아두었는데, 큐티 모임을 같이 하는 혜련 자매님이 읽고 너무 좋았다고 평을 해 주셔서 오늘 드디어 첫 장을 넘겼다.
이어령 교수님은 대학교 입학식에서 특강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그 내용이 기억나는, 정말 재미있었던 특강이었다! 그러나 뭔가 대단한 지성인이라는 선입견에 그 책이 그리 재미 없겠다는 근거없는 생각에 별로 읽고 싶지 않았나 보다. 원래 읽지 않은 책을 보면 가만히 못 두는 성격인데...
처음에는 좀 읽다가 눈 좀 붙여야지 싶었는데, 뒷쪽으로 갈수록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책 페이지를 붙들고 꺼이꺼이 울었다. 이어령씨의 딸 민아씨의 모습이 내 아버지와 나의 모습이 되고, 어머니로서의 민아씨의 모습이 또 내 모습에 투영되면서 내가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화려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정직하게 쓰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어령씨는 자신의 솔직한 모습, 약한 모습을 담담히 적었다. 공저자라고 할 수 있는 민아씨도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고통- 암투병, 자폐아였던 자식과의 문제 등등-이 어떤 것이었는지, 갈등과 회의가 무엇이었는지 정직하고 또 숨김 없이 적었다. 이런 솔직한 모습 속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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